초등 수학 문제집 고르는 기준
초등 수학 문제집 고를 때 가장 먼저 무엇을 확인하십니까? 10년 넘게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학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이 바로 "우리 아이 수준에 맞는 문제집이 뭔가요?"입니다. 사실 저도 매 학기 시작할 때마다 학생별 커리큘럼을 짜면서 이 고민을 반복합니다. 연산서부터 시작할지, 개념서를 먼저 잡을지, 아니면 바로 응용으로 넘어가도 될지 판단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이 수학 실력, 정확히 어느 단계일까요?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같은 학년이라도 수학 실력 편차가 정말 큽니다. 어떤 학생은 곱셈구구를 완벽히 외우고 있지만, 어떤 학생은 아직 덧셈 연산에서도 손가락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들을 3가지 레벨로 나누어 개별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레벨은 연산+개념 중심으로 진행합니다. 여기서 연산이란 사칙연산의 정확도와 속도를 동시에 높이는 훈련을 의미합니다. 기초 계산이 흔들리면 이후 모든 과정이 불안정해지기 때문입니다. 2레벨은 연산+기본+유형으로 구성하는데, 유형서란 같은 개념이 문제에서 어떤 형태로 변형되어 나오는지 패턴을 익히는 교재입니다. 3레벨은 연산+기본응용+심화까지 포함하며, 심화문제란 단순 계산이 아닌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요구하는 고난도 문제를 뜻합니다.
이렇게 레벨을 나눈 뒤 정답률이 약 80% 이상 안정적으로 나올 때 다음 단계로 올립니다. 초등 수학은 특히 개념의 위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단계를 건너뛰면 나중에 반드시 구멍이 생깁니다([출처: 한국교육과정평가원](https://www.kice.re.kr)). 실제로 제가 가르친 학생 중 개념을 대충 넘기고 응용부터 시작한 경우, 중학교 올라가서 함수나 도형에서 막히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연산은 정말 끝까지 해야 할까요?
일부 학부모님들은 "우리 애는 이미 응용까지 푸는데 연산서를 또 해야 하나요?"라고 물으십니다. 솔직히 저도 처음엔 심화 과정 학생들에게는 연산서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지켜보니 연산 실수의 정도를 줄이는 것은 연습량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심화 문제를 풀 때 논리는 맞는데 마지막 계산에서 틀리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특히 분수 계산이나 소수점 처리 같은 부분에서 실수가 나옵니다. 이런 경우 아무리 사고력이 뛰어나도 점수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심화 과정 학생이라도 한 학기에 연산서 1권은 꼭 병행하길 권장합니다.
연산서의 핵심은 단순 반복이 아니라 '정확도'입니다. 빠르게 푸는 것보다 한 문제도 틀리지 않고 푸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초등 고학년 시기의 연산 정확도가 중등 수학 성적과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합니다([출처: 교육부](https://www.moe.go.kr)). 실제로 제가 10년 이상 학생들을 지켜본 결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산이 탄탄한 학생일수록 중학교 가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문제집은 많이 푸는 게 능사일까요?
응용서 2~3권, 심화서 1~2권씩 푸는 학생들을 종종 봅니다. 분명히 많은 문제를 접하는 것도 의미는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다른 방식을 선호합니다. 연산서 1권, 응용서 1권, 심화서 1권 정도를 진행하면서 틀렸던 문제를 해설지를 보고 어느 부분이 틀렸는지 스스로 파악해보는 과정에 더 집중합니다.
오답노트란 단순히 틀린 문제를 다시 베끼는 게 아닙니다. 왜 틀렸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전략을 세우는 학습법입니다. 많은 양의 문제를 푸는 것보다 틀린 문제를 정확하게 들여다보는 습관이 진짜 공부 습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제 학생 중 한 명은 한 학기에 문제집 3권만 풀었지만, 모든 틀린 문제를 오답노트에 정리했습니다. 그 학생은 다음 학기에 같은 유형의 문제에서 실수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반면 문제집 5권을 풀었지만 오답 정리 없이 넘어간 학생은 비슷한 실수를 계속 반복했습니다. 이 차이가 누적되면 중학교 가서 큰 격차로 벌어집니다.
수학은 연산-개념-응용-심화 과정으로 가는 것이 가장 안정적입니다. 연산과 개념이 잘 잡혀 있는 학생이라면 꼭 응용과 심화 파트를 접해보길 권장합니다. 초등에서 중등으로 가는 과정에서 연계가 잘 되어야 학습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심화 과정을 거쳐본 학생들일수록 중등 수학에서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을 매번 확인합니다. 단, 심화는 진도용이 아니라 주 2~3회 정도 사고력 자극용으로 활용하는 게 적절합니다. 무엇보다 아이의 현재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단계에 맞는 문제집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